첫 번째 편지
열심히 작성해 보겠다고 말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 게 마음에 걸려 일단 시작이라도 해 보려 합니다.
해 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꽤 많은데 시작한 건 많지 않고 지속하는 건 더더욱 적구나 싶어요. 반대로 말하면 꾸준히 하고 있는 것도 없지는 않다는 말이네요. 주 1회 아버지께 전화를 드리기, 영단어 매일 50개씩 공부해 보기(사실 이건 매일은 못 하고 주 5회 하면 많이 하는 것 같네요), 달에 한 권씩은 긴 글을 읽어보기 정도가 당장 생각나요.
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정 주기로 꾸준히 하려던 걸 한 번이라도 어기게 되면 나는 왜 이렇게 끈기가 없을까 절망하고는 금세 포기하곤 했어요. 언제부터인가 지나간 건 어쩔 수 없고 앞으로 잘하면 된다고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됐는데, 그 덕분인지 도전이 끊겼을 때의 스트레스도 적어지고 다시 시작하는 게 비교적 어렵지 않아졌네요. 제가 완벽해질 수 없는 존재란걸 받아들이게 된 게 큰 역할을 했다고 여겨져요.
당장 하지 않고 있는 것들도 언젠가 재개할 수 있는 거고... 마치 양자처럼 그만두지 않은 상태와 그만둔 상태가 공존한 채로 있는 것이니 실패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는 거지요. 같은 이유로 다음 편지를 언제 또 써 볼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마지막은 아닐 거예요(아마도).
아무말이 길어졌군요...
이만 줄여보겠습니다.
독감이 꽤 유행하고 있는 모양인데 건강 관리에 유의하시기를 바라요.
25.11.20
치영 드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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